( 논평)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 논의를 환영하며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이상이지만 거기까지 이르기 위한 첫걸음으로 역사에 대한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웃 나라와 관계 개선 의사를 밝힌 하토야마 내각의 외교책임자가 언급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과거 2차대전 때 이웃 국가에 피해를 준 독일이 프랑스 폴란드와 화해할 수 있었던 발판도 역사교과서 공동 제작에서 출발했다는 전례를 일본이 깨달았다면 좋은 징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이 그동안 한일 공동 역사연구에 임한 소극적 자세를 놓고 볼 때 이번 오카다 외상 언급에 솔직히 회의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올해 말까지 2년 반 동안 한시적으로 존속하는 제2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에 교과서위원회가 신설되어 정부 차원에서 교과서 관련 공동 연구를 처음으로 진행 중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한일 역사의 쟁점 주제에 대한 양국 간 차이점은 확인되었으나 공통 역사인식에는 아직 거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근현대사는 일제시대뿐 아니라 독도 문제 등으로 인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역사관에 과도하게 편중된 일본 위원이 거부해 교과서 쟁점사항에 대한 논의 자체가 극히 저조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한일 간 역사인식에 관한 합의도 어려운데 여기에 중국마저 들어오면 공동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다.

일본과 중국도 공동연구는 하고 있으나 천안문 사태에 대한 견해 차이로 파행을 겪고 있다. 한중은 동북공정에 대한 의견 대립이 불가피해 공동연구마저 시작하지 않고 있다. 양국 사이에 역사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한중일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로 가면 한층 복잡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일ㆍ프랑스, 독일ㆍ폴란드 간 공동 역사교과서 제작기간은 각각 73년과 30년가량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중일 간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꼭 필요하란 법은 없다. 역사를 직시하겠다는 성의 있는 진정성만 있다면 얼마든 가능하다.
 식민과 침략이라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과 일본 사회 내부의 일관된 반성만 유지된다면 동아시아 전체가 환영할 일이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상설연구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긴밀한 협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2009.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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