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서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해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일보가 설 민심을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에서 '법원 내부의 사조직 존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8%가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다.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해체 주장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특히, 19-29세 응답자의 58.1%가 '법과 양심에 따른 판사들의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폐지해야 한다'라고 답해, 젊은 세대일수록 법원내 사조직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시국선언 무죄ㆍ강기갑 국회폭력 무죄ㆍPD수첩 무죄로 촉발된 사법부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우리법연구회'를 정면으로 겨냥하자, 이 연구회 소속 전ㆍ현직 회장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전의 태도와는 달리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그 해명이라는 것이 오히려 '우리법연구회' 해체의 당위성만 증폭시켰으니 법원 내 사조직 해체의 날도 머지 않았단 느낌이다. 전 회장인 문형배 판사는 "튀는 판결을 한 판사들이 회원이 아니고, 연구회를 해체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과 관련, "우리법연구회의 영향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 달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현 회장인 오재성 판사도 "비밀 단체도 아니고 회원 명단도 공개한다."면서 해체 요구를 일축했다.

 

변명치고는 너무나 아전인수스럽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일전에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해체 요구와 관련해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나가겠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놓은 적이 있었는데 연구회의 전ㆍ현직 회장들의 변명 또한 어처구니없기는 매한가지 아닌가 한다. 사법부 독립은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현재의 사법부가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근본 이념을 지키고 있을까? 최근 강기갑 의원의 국회 폭력, 전교조 시국선언,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잇따른 무죄 판결은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는 바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우리 이념을 제대로 인식했다면 저런 판결이 나올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의 독립을 외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밖에 안 된다.

 

이용훈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 전ㆍ현직 회장의 답변 태도는 우리법연구회란 사조직의 우월성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많은 법조계 인사들은 최근 튀는 판결에 따른 사법부 좌편향 현상의 근원을 이른바 '우리법연구회'에서 찾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판사들이 모두 우리법연구회 소속은 아니지만, 법원 전반에 좌성향 분위기가 흘러 좌성향 판결이 나오는데는 우리법연구회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중견 법관들은 2005년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후, 우리법연구회 판사들이 요직에 등용되면서 사법부 전체에 좌편향 분위기가 흐르게 됐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1990년대 소위 운동권 세대들이 대거 법원에 들어오면서 이 분위기는 대세가 됐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실제 최근 문제가 된 법원 판결들은 모두 1980-1990년대 대학을 다닌 10년차 안팎의 단독판사들이 내린 것이었다.

 

盧 정권이 출범한 후 '우리법연구회'는 민변(노무현 전직이 속했던 곳)과 함께 힘을 얻었고, 2005년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하는 데 공(功)을 세웠었다. 이후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였던 이광범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종훈 변호사가 각각 법원 핵심 요직인 대법원 사법정책실장과 대법원장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법원행정처 곳곳에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배치된다. 판사들에게 [법원행정처]는 법원 내의 또 다른 '엘리트집단'으로 법원행정처 판사와 아닌 판사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법원 내 파워 그룹이다. 사법행정권을 쥐고 있는 행정처를 우리법연구회가 장악, 소수자였던 법원 내 세력이 권력을 쥐게 됐다는 게 법조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우리법연구회 초대회장인 박시환 대법관이 제청·임명되는 등 진보적 인사들이 대법원에 진출하면서 판사들 사이에 '튀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고 법원 중견 인사들은 지적한다.

 

이렇듯 盧정권 출범 이후, 법원 내부에서 막강한 힘을 얻게 된 우리법연구회가 힘을 얻은 뒤 분위기가 좌성향으로 흘렀다는 판단이 대세다. 최근 용산참사 수사기록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이광범 서울고법 부장판사나, 국회 점거농성을 벌인 민노당 당직자들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마은혁 서울남부지법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우리법연구회 논문집(2005년 발간)에 실린 글의 일부를 보면 초대 회장인 박시환 대법관(당시 변호사)은 "우리 모임은 법원을 이상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라고 썼다. 또, A변호사는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양 사건과 관련해 "우리 영토 내에서 미국인들끼리 재판하는 모습이란. 이곳이 아메리카의 53주라도 된다는 것인지"라고 썼고, C판사는 친일진상규명특별법과 관련해 "친일파 독재로 부와 권력을 잡은 이들은 피 묻은 손을 펴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손아귀를 강제적으로 비틀어 펴보이게 해서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도 썼다고 한다. 모두가 판사답지 않은 태도를 견지했었음을 옅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2008년 11월 촛불시위 담당 판사들에게 재판을 신속히 하라는 이메일을 보낸 신영철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2009년 2월 대법관에 임명되자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뒤늦게 문제 삼으며 신 대법관 사퇴 촉구에 앞장서기도 했었다. 이 단체가 스스로는 학술 연구단체라고 하지만 상법이나 민법 같은 정치성이 없는 분야에서 어떤 돋보일 만한 법 이론이나 판례 연구를 내놓았다는 소식은 없다. 또한 이들이 비밀단체가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법연구회의 명단이 공개된 적이 없으며,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우리법연구회 전ㆍ현직 회장들의 변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리법연구회 전ㆍ현직 회장이 어떤 논리로 해명을 해도 우리 법원에 사조직이 있다는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문제다. 최근 일련의 무죄 사태와 우리법연구회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도, 일부 좌성향 판결에 우리법연구회가 관련돼 있고 법원 내 좌성향 문화를 견인한 것은 우리법연구회라 보는 국민이 많으니 자발적으로 해체해야 된다. 이용훈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가 명심할 사항이 있다. 사법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독일 법정에는 '국민의 이름으로'라고 쓰여 있고, 판사는 판결할 때마다 '국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라며 먼저 낭독을 한다고 한다. 국민을 대신해서 재판한다는 뜻이니 사법권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이란 소리다. 국민의 이름으로 재판하는 판사가 사회 상식과 동떨어진 판결이 나온다면 국민은 사법부 개혁을 요구할 수 있고 그것이 사법부 내 사조직이 원인이라면 국민은 마땅히 사조직 해체를 요구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확인하고 있다. 헌법 1조의 민주란 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하지 '인민민주주의'를 뜻하진 않는다. 좌익이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했는데도 그게 무죄라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으며 [사회주의적 가치를 계승하면서 창조적 실천으로 진보정치를 구현한다]라는 정강ㆍ정책을 가진 좌익 민노당에 당비를 내고 투표에도 참여하는 전교조의 정치적 행위인 시국선언이 무죄라면 어떻게 자유민주적 정의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 또한, 대한의사협회도 납득하지 못한다는 PD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무죄라면 어떻게 사회의 질서를 유지시킬 수 있겠는가. 이제 좌파정권이 남긴 대못을 반드시 뽑아서 자유민주주의를 재정립해야 할 때이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에 좌성향 사조직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국민이 원하는 한, '우리법연구회'는 자발적으로 해체해야 옳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재정합의부를 신설한 것은 사법부 개혁을 위한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법부 개혁은 이용훈 대법원장의 결단 없이는 요원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이제 결단해야 옳다. 2011년 9월로 임기를 마감하는 이용훈 대법원장은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신념아래 '우리법연구회'의 해체를 권고하는 동시에 사법부 개혁안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법원이 정치화ㆍ이념화된다면 대한민국 정체성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판사들은 객관적 양심만 남기고 주관적 소신은 접어야 한다. 보편성·객관성을 잃은 소신이 양심으로 위장(僞裝)돼 있으면 위험한 일이다. 법원 내 '우리법연구회'는 여러 변명을 말고 자발적으로 해체하여 사법권을 준 국민의 요구에 응하는 동시에, 법원은 객관적인 양심을 더욱 옹립해 나가야 하겠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눈치는 그만보고 사법부 수장답게 개혁안 마련에 즉각 나서야 옳다. 이는 국민의 명령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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