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원자력 시대에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


바야흐로 원자력 르네상스 꽃이 피고 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와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등을 계기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원전 건설이 소강상태에 빠졌으나 최근 각국이 앞다퉈 건설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올 들어 원전 건설을 재개하기로 방향을 선회했고, 중국 독일 베트남 폴란드 네덜란드 스페인 터키 이스라엘 등 다수국이 원전 건설이나 가동기간 연장 준비에 들어갔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와 400억달러 규모의 원전 수주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0일 '한ㆍ터키 비즈니스 포럼'이 열린 이스탄불에서는 한국전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원전 건설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건설될 430기의 원전 가운데 20%인 80기를 수주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대한민국은 정부가 바라는 대로 명실상부한 세계 3대 원전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서울에서 개최된 원자력 정상회의는 원전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인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연구용 원자로를 설치한 지 반세기 만에 한국이 원전강국 반열에 끼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경쟁국의 견제가 심해지고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과거 성과에만 안주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최근 원전 수주 전담 조직을 만들기로 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국제적으로 원자로의 안전성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자고 제안하는 등 한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안전성 면에서는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냉각재펌프 등 3대 미자립기술의 국산화를 앞당김은 물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체제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같은 별도 조직을 조속히 설치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정운찬 총리나 여당 정몽준 대표가 공식 제기한 핵연료 주기와 관련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ㆍ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의 재활용과 관련해 자율권을 획득해야 온전한 핵주기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민국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온전한 핵주기 완성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다.

201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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